너무 오랜만에 들어와 봤습니다.
뭐.......잘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도 될거 같구요.
주관이형 애기 돌잔치 소식을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양평에(?) 못 간게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애복이 소식을 들으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꼬맹이시절 야학에 왔는데.....벌써 애가 둘이라니....새삼 나이먹는게....신기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세대차이를 너무 잘 느끼게 됩니다.
선생님이 있어도 복도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 뛰지 말라고 해도 그냥 웃으면서 잠깐 멈췄다가 다시 뛰어가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집에 있는 큰아들 선우가 생각납니다.
내가 자라온 과거의 환경과 아이들의 현재의 환경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게 참 납득이 되질 않을 때가 많습니다. 8살짜리 큰 아들과 '숙제와의 전쟁'을, 5살짜리 둘째 아들과 '밥먹기 전쟁'을 하면서 내가 왜 이짓을 왜 해야 하는지 참으로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때마다 "시대가 다르지"라며 인정하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답답한 마음은 어찌할 수 없나 봅니다.
"아빠, 오늘 메뉴는 뭐에요? 아...내가 좋아하는 건 별로 없네. "
"아빠, 엄마가 오늘 수박 사 오래요. 사실......내가 먹고 싶어서 그런거에요. ㅋㅋㅋ"
"아빠, 오늘 감기기운이 있어서 피아노학원에 안 가고 5시까지 잤어요. 지금 친구네집에 놀러가도 되죠?"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것은 참 좋은데, 이러다 정말 친구가 될것 같은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뭐....재미있는 일이 없는건 아닙니다.
아는 형에게 2층침대를 얻어서 아이들 방을 따로 꾸며주었습니다. 그 전까지 모든 식구가 한 방에서 자다가 드디어 부부만의 공간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것이죠. 침대가 생기니까 아이들이 알아서 그곳에서 잠을 자더라구요. 그런데, 저녁에 둘이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넷이 되어 있습니다. 매일매일....
알고보니...아들들이 새벽에 좀비(?)마냥 자다가 꼭...우리 방으로 들어온다는 거죠. 이건 뭐.....우리방이 있는것도 아니고 없는것도 아닌......그리고 꼭 아들들이 가운데에서 잔다는거죠.
....쓰고 보니 별로 재미는 없네요. ㅋㅋㅋ
작년에 유치원에 다니던 큰애가 친구랑 대화를 나누며 놀고 있었습니다.
친구 : 야. 너는 무슨 반이야?
선우 : 난 종일반.
친구 : 어...그래....
선우 : 넌 무슨 반인데
친구 : 난 햇님반이야.....
선우 : 어...그래...
얼마 전에 아내가 애들을 데리고 모임에 갔습니다.
어른 : (웃으며)선우야. 학교 재미있니?
선우 : (태연하게)학교를 뭐, 재미로 다니나요. 다녀야 하니까 다니는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