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게시판
 제     목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믿는 아이의 아빠가
 작성일시  2008.10.19 15:44:52  작성자명  방자  조 회 수  1,285

바로 저랍니다.


 


큰 놈 강수가 얼마 전에 그랬다더군요. 강수는 영유아 시절을 너무 그리워 하는 듯 합니다. 물론 그 이면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또는 아이를 다그치는 아니면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워 하는 세상을 어렵게 설명하고 있는 부모가 있는 것이겠지요.


 


이런 일은 강수가 시험공부를 하던 중 엄마, 손 여사와 다투면서 내 뱉은 말이라더군요. 그 말을 듣고 좀 더 강수에게 관심을 표현하려고는 합니다만, 강수의 바램은 아기 때로의 회복인 것 같아 부모로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퇴근 후 강수가 부러뜨린 연필을 보고 이 녀석이 엄마와 시험공부를 하면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그랬을까라고 생각했고, 엄마, 손 여사의  요청으로 밤 10시부터 아빠인 내가 강수를 마주하고 공부를 했답니다.


 


그럭 저럭 학교 수업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되더군요. 물론 엄마의 꾸준한 노력의 결과라는 점을 간과할 순 없습니다. 학원에 아이를 맡기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하지만 우리 아이가 상위권에 머물러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니 실은 1등 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늘 최선을 다 하면 된거야"라고 말 하지만, 실은 아이가 틀린 문제를 보면서 내심 '저걸 왜 틀렸을까?'라고 속상해하는 긴장감으로 일군 결과겠지요.


 


하지만 그럭 저럭 잘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때로는 너무 잘 한다고 생각될 때도 있어서 아이가 나중에 부모의 도움 없이 공부해야 할 때에 성적이 떨어져 스스로 실망하거나 또는 자기 인생의 한 부분은 접어 놓고 포기하려는 마음을 먹으면 어떡하나 걱정될 때가 많습니다.


 


하나 그럭 저럭 잘 하고 있는 아이가 앞으로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내용을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결과로서 성적이 아니라 자기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아는 아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강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4자리 수 더하기 빼기 곱하기가 주로 나왔던 수학 시험에서 많이 틀렸다고 하더군요. 성급하게 답이 떨어지기를 바라지 않았다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고 생각되고, 그래서 성적이 떨어진 것에 괘이치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강수 본인은 말은 하지 않지만 조금 의기소침해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는 토요일에는 강수가 다니는 피아노 학원에서 발표회를 한답니다. 어제 강수 둘째 고모네 놀러 갔다가 먼지가 샇인 디지털 피아노에 강수를 앉혀서 이번 발표회에서 연주할 곡을 들었습니다. 물론 전에도 몇 번 들어 봤지만 이번에 우리 식구 외에 다른 청중(고모, 고모부, 사촌 형)이 있는 자리에서 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상당히 잘 하더군요. 자랑하고 싶고 고모와 사촌 형 앞에서 폼 내고 싶은 마음은 뻔히 보이는데, 막상 멍석을 깔아 주니 이리 저리 빼고는 결국 쪽팔리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서 피아노를 치는데, 금방 의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보란듯이 쳤답니다. 영화, 스팅의 주제곡을 말입니다.


 


그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차를 타고 안성엘 내려가는데 - 차를 타고 가면서 나는 졸음 방지 겸 심심타파를 목적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 강수가 엄마 손 여사의 휴대전화로 내가 부른 노래를 반주하더군요. 짧게 짧게 한 소절씩 끊어서 반주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참 기특하더군요.


 


부모가 자기를 기특해 하는 낌새를 눈치 채고는, 이 녀석 그 다음부터는 막 갖다 분이기 시작하더군요(휴대전화 배터리가 닳아버려서 반주는 못하고 말로 계이름을 붙이는데). 음감이 별로 없는 내가 들어도 마구잡이로 갖다 붙이는 게 보이더라구요. 이 녀석이 더 인정받고 싶어서 그러는구나 싶더군요.


 


강수가 처음으로 내 밭은 자기의 꿈은 요리사였고, 2002년이 지난 뒤에는 축구선수였고, 노동자대회를 다녀와서는 노동자였고, 태권도를 그만두고 싶다고 징징대다가 다시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뒤로는 태권도 사범이 되는 것이었답니다. 그러던 녀석이 돈을 쉽게 잘 버는 직업으로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말을 했고 요즘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니 돈 버는 것 말고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로는 태권도 사범 아니면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초등 3학년에 다니는 강수는 얼마 전 일제고사를 거부하지 못하고 시험을 치렀습니다. 일제고사를 거부하자는 움직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외면하고 뭍혀 버렸죠. 실은 시험 결과가 좋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가장 소중하고 끔찍하게 사랑한다는 말조차 부족했던 강수를, 자유롭게 자라주기를 바랬던 강수를 우리 부부는 잊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강수가 휴대전화 반주를 하다가 이러더군요. 치과의사, 태권도 사범, 지휘자 중에서 엄마, 아빠가 하나를 골라 달라고, 그러면 자기는 그것만 하겠다고. 우리 부부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네 꿈은 한 때 요리사였고 앞으로 무엇으로 바뀔지 모를 일이라고.


 


강수가 이렇게 말한 그 속 마음에는 이번에 시험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겠지 싶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시험과 경쟁에 내 던져질 내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기 죽지 말아야 할텐데.

이 전 글  찾아가는 아버지교육
다 음 글  둘째가 사고를 쳤네요.
이름 비밀번호
2008.10.19 내 봤을 때는 강수가 형을 닮아서, 음악적 감각이 좀 있나보네... 그러나 저러나 첫째 아들 자랑이구만... 둘째 아들도 담 번에 자랑해봐... 강수랑 성수랑 축구 한번 하고 온다는 것이 못하고 왔네... 형의 착한 마음은 닮고, 술버릇은 닮지 말기를... 삭제
경희 2008.10.20 강수...감수성이 많은듯^^ 스팅 주제곡 연주라....월마나 뿌듯했을까~~ 기 죽지 않는 부모, 기 죽이지 않는 부모라면 아이도 기 죽지 않을 겁니다! 강수, 성수는 그런 부모님을 만났쟎아요^---^ 삭제
재현 2008.10.20 음...... 삭제
미선 2008.10.21 공부보다는 그냥 건강하게 뛰놀고 예뻐해주면 안될까요. 음... 삭제
방자 2008.10.21 아래 일제고사 등 지금 정권의 교육정책과 관련된 글들을 보고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다수의 아이들이 취학하고 뜻밖의 성과를 낸다고 봅니다. 물론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도 있을테고, 갓 취학한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겠다는 학교교육의 설정일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여러가지 꿈을 꾼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도... 이것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집착과 욕심이 생기는 흔한 과정일 겁니다. 그리고 경쟁은 낙오자를 양산하고 아이와 부모는 선택과 포기를 할 것입니다. 아이가 제도권 학교를 떠나기 위해서는 부모의 용기와 지혜와 지식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결국 아이가 아닌 부모의 선택으로 제도권 학교를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못하는 부모들은 아이를 제도권 학교에 남겨둡니다. 그리고 그 제도권 학교가 더 빠른 속도로 낙오자를 가려내려고 하고 있어서 답답하단 말씀입지요. 삭제
방자 2008.10.21 그리고 곽, 나 술버릇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여. 삭제
김혜경 2008.10.27 초등학교3학년인 강수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도 학교 수업을 따라가게 해준다는게 정말로 신기하고 부럽소. 요즘은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친구도 없고 내아이만 뒤쳐진다는 생각에 못 버티고 보내는게 부모들마음인데 .... 난 나중에 아이가 자라면 고성에 있는 들꽃학교(대안학교)보낼까 싶소만.. 요즘은 그런 대안학교들도 모두 애들목을 옥죄는 그런 학교라 들었소만....곽.. 방자는 내가 보기에도 술버릇은 괜찮은것같소. 젊은날 보았을땐... 삭제
여비 2008.10.28 대안학교..좋지요..돈이 좀 많이 들어요..^^옛날 신당야학에..황성윤씨가 지금 광명에있는"볍씨"(대한학교)에 교사로있는데..아빠 엄마들과 모임도 갖으면서..공부하면서..하던데..그것도 쉽지만으은안은가봐요..중도에..포기하는부모들도 있데요..그냥..학교건 대안학교건..다~아이의 선택이기보다는 부모의 선택인데요..아이들은 어딜가든 거기에서 잘 살아남는것 같습니다..글구 이번 강수의발언은..조금은엄마의 욕심있었습니다..앞서말과같이 학원을 안보내니 뒤쳐지면..어쩌나도있었고..요즘 일을시작했습니다..잠간..알바..어째든 맞벌이를 하게되서 그걸로 인해 아이에게 소홀하고 싶진안았습니다.. 다~~변명이구...내 아이가..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는엄마의욕심때문입니다..지금은 아빠와엄마모두 강수의 눈치를살피며..지내고있습니다.. 삭제